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은 가족이 62.6%, 없다는 응답도 9.6%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2021년 1분기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 우울 확산 등 국민 정신건강 악화에 대응하여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심리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실시해 오고 있다.

실태조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수행했으며, 전국 거주 19~71세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4월 초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조사 내용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불안, 우울,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낙인, 일상생활 방해 정도, 심리적지지 제공자, 필요한 서비스 등이 담겼다.

우울, 자살생각 증가 등 전반적 정신건강 지표 악화

우울 평균점수는 총점 21점에 5.7점으로, 2018년 실시된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인 2.3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 추세를 보였다. 우울 점수가 10점 이상인 ‘우울 위험군’ 비율도 22.8%로, 지난해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의 3.8%에 비해서는 약 6배 증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세대의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는 2020년 첫 번째 조사부터 꾸준히 높게 나타났으며, 20대는 조사 초기에는 가장 낮았으나, 급격하게 증가해 최근 조사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30세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 30.5%로, 60대 14.4%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울 점수는 20대 여성이 7.1점으로 가장 높았고, 우울 위험군 비율은 30대 여성이 31.6%로 가장 높았다.

자살생각 비율은 16.3%로 2018년 4.7%에 비해 약 3.5배 높은 수준이며, 코로나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9.7%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치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대별 결과에서도 우울 분야와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 각각 22.5%, 21.9%로 가장 높았고, 50대는 12.5%, 60대는 10.0%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자살생각은 남성이 17.4%로 여성 15.1%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동일하게 25.0%로 전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울, 자살생각 증가 등 전반적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된 가운데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조사 결과 평균 3점 기준에 1.7점으로, 작년 하반기 결과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불안에 대한 결과 또한 총점 21점에 4.6점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심리적지지 제공자, 정신건강 서비스 필요성 증가

심리적지지 제공자에 관한 조사 결과, 가족이 62.6%로 가장 많았으며, 친구 및 직장동료가 21.3%, 없다고 응답한 경우도 9.6%로 나타났다.연령대별로는 20대, 30대가 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44.0%, 57.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특히 20대는 친구 및 직장동료로 답한 경우가 36.2%로 다른 연령대의 15.8~21.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30대가 13.1%, 20대가 12.1% 순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 고위험군 비율이 높았던 2030세대에서 또 높은 비율의 답변이 나왔다는 점에서 심리적지지 제공자 유무와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필요서비스에 관한 조사 결과, 감염병 관련 정보, 개인 위생물품, 경제적 지원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으며, 정신과치료, 심리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욕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마음건강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2030세대 청년들에 대한 맞춤형 심리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므로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력해 청년들의 마음건강 회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