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K-컬처밸리 사업자인 CJ라이브시티에 사업협약(기본협약) 해제를 통보한 것이 적법했는지를 가리는 법적 다툼 가능성이 낮아졌다. 지난 5일 CJ라이브시티 역시 사업협약 해제를 경기도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8일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에 사업협약 해제를 통보한 이후 69일 만에, CJ라이브시티도 경기도의 협약 해제 결정을 수용한 셈이다. 

CJ라이브시티는 지난 5일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기본협약 등 해제 통보의 건’ 제목으로 경기도에 공문을 보냈다. 이와 별도로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협약 해제에 대한 CJ라이브시티의 입장’이라는 입장문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가 협약 해제 결정을 수용하는 이유로 ‘사업 정상화’를 내세웠다. 이 입장문에는 ‘다수의 법무법인 자문 결과, 당사가 사업협약 해제에 대한 불복 소송을 할 경우, K-컬처밸리는 개발이 일체 중단된 상태에서 관련 법적분쟁에만 최소 5년 이상을 소요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경기도가 이미 사업협약 해제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이를 불복해 소송으로 그 무효를 다툴 경우 사업의 장기 표류는 불가피하고, 사업정상화를 위해 경기도와 적극적인 협의를 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8일 일산동구청에서 가진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양 당사자 모두 협약을 해제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에 협약 해제는 이제 명확해졌다. 또한 협약 해제의 유무효를 따지는 소송으로 인해 사업이 장기화되는 일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가 K-컬처밸리 관련 금전적 문제에 대해 법적 다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경기도의 사업협약 해제 통보에 대한 적법성 문제와는 별도로 손해배상, 지체상금과 관련한 문제는 법리적인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존 사업협약에 따른 사업진행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는 K팝 전용공연장인 아레나 사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사업협약 해제에 따라 17% 공사가 진행된 아레나 공사현장을 철거해 원상복구하든지 아니면 경기도에 기부채납 해야 하는데, 이보다는 사업참여를 통해 아레나 사업을 지속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CJ라이브시티가 5일 발표한 입장문에는 ‘아레나 사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 ‘현실을 고려해 기존 기본협약은 해제하되, 경기도와 협의해 공사가 진척 중인 아레나 사업을 최대한 신속히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전력공급이 2028년 이후에 되고 한류천 수질개선 사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당장 사업 참여가 가능한 부분은 아레나 사업뿐이다. 우선적으로 아레나 사업을 정상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라이브시티는 아레나 사업만큼은 사업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고, 경기도 또한 민간기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에서, 양 측의 재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 

김상수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는 방법, 경기도와 민간기업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복합개발 방식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간기업 참여에 당연히 CJ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