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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정책

한강하구 ‘생태계 보고’ 장항습지가 위험하다
  • 등록일

    2024.07.30 10:52:40

  • 조회수

    31

  • 시설종류

    지역주민

‘한강 하천기본계획’ 한강하구 준설 추진
일산, 운양, 구산, 문발지구 16.24㎞ 대상
생태전문가 “준설땐 장항습지 육화 가속화”
하천전문가 “잘못된 기준따른 불필요 사업”

 

 

국내 24번째 람사르습지이자 습지보호지역인 장항습지 앞 한강하구에 대해 정부가 대규모 준설계획을 세운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2020년 ‘한강(팔당댐~하구) 하천기본계획(변경) 보고서’에서, 신곡수중보 하류부인 일산지구, 운양지구, 구산지구, 문발지구 등 4개 지구를 하도정비계획지구로 지정했다. 준설 구간은 고양, 김포, 파주에 걸쳐 총연장 16.24㎞, 면적 794만㎡, 준설량은 948만㎥ 규모다. 이 중 장항습지에 인접한 일산지구는 길이 9.21㎞, 면적 421만㎡, 준설량 518만㎥로 전체 준설량의 절반이 넘는다. 

특히 이 구간은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군사보호구역으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어 대규모 준설을 할 경우 장항습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준설 영향 저감방안)에도 “하안부 생태계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발생이 우려되며, 구간을 세부적으로 구획화하여 단계적인 준설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적은 이유다.

김포 쪽 한강의 잦은 준설로 육화현상이 심해진 장항습지 모습. 한강하구 준설이 진행되면 장항습지 교란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장항습지를 찾은 겨울철새들. 장항습지는 한강하구 생태계 보고로 꼽힌다.
김포 쪽 한강의 잦은 준설로 육화현상이 심해진 장항습지 모습. 한강하구 준설이 진행되면 장항습지 교란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항습지 생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은 “준설은 물길을 왜곡시키고 습지를 교란시킨다”며 “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된 김포 쪽 한강에서 준설이 계속되었던 10여 년 전에도, 유로가 김포 쪽으로 치우쳐지고 장항습지 쪽은 오히려 표고가 높아져 육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만약 또다시 준설이 진행된다면 버드나무숲은 육화가 심해지고, 김포 쪽 사면부는 공격사면으로 침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어 “장항습지는 감조하천 구간이자 기수역 상부 생태계로 습지의 생명인 갯골이 유지되려면 자연스런 범람과 침식, 퇴적이 활발해야 한다”며 “습지 관리와 기능복원은 반드시 생태계 기반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하구 계획홍수위 부풀려졌다”
하천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은 한강 하천기본계획의 수정을 요구했다. 한강 하천기본계획(2020)이 환경부의 하천설계기준(2018)을 지키지 않아 불필요한 준설과 제방 높이기 공사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강하구 준설 공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8일 파주시 문산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끝나지 않은 4대강 사업-한강하구가 위험하다’란 주제의 포럼에서다. 발제를 맡은 백경오 한경국립대 교수(건설환경공학부)는 “한강 하천기본계획이 환경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계획홍수위를 잘못된 방식으로 결정함에 따라 감조하천인 한강하구의 계획홍수위가 1미터 이상 높아졌다. 준설은 불필요하며 준설계획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2018년 하천설계기준에서 “감조하천 구간에 대한 계획홍수위 결정은 부정류 계산모형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2년 뒤 한강 하천기본계획에서는 “한강(팔당댐~하구)은 서해 조석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이기는 하나 계획홍수 유하 시 한강에 미치는 조위의 영향은 미미하다. 한강 계획홍수의 결정은 치수안전도와 중요도를 고려해 정상부등류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며 기존 방침을 뒤집었다.

부정류와 부등류는 조석 영향에 따라 계획홍수위를 산정하는 계산모형이다. 제방고·둑마루폭 등 대부분의 하천구조물의 설계는 계획홍수위에 따라 결정된다. 생태계 파괴 비판을 받는 공릉천 제방 높이기 공사도 모형을 달리해 계획홍수위를 재산정하면 불필요한 사업이 된다.

장항습지를 찾은 겨울철새들. 장항습지는 한강하구의 생태계 보고로 꼽힌다.
장항습지를 찾은 겨울철새들. 장항습지는 한강하구의 생태계 보고로 꼽힌다.

백 교수는 “서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조석의 차이가 큰 지역으로 조석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한강 하천기본계획 보고서는 신뢰하기 어렵다. 한강의 기점인 유도 인근 월곶리의 조석의 차는 약 7m에 이른다”며 “한강(임진강 포함) 하류 감조구간 계획홍수위에 대한 엄밀한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 지침대로라면 계획홍수위는 임진강 기점의 경우 6.4m에서 5.11m로 약 1.3m나 낮아진다”며 “임진강 기점 수위를 5.11m로 계획홍수위를 재산정하면 제방고 등이 재설계되어야 하며, 한강하류에 대한 대규모 준설사업은 필요가 없어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진강 하천기본계획도 재작성해야”
현재 주민설명회와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임진강 하천기본계획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진강~DMZ 생태보전 시민대책위원회와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임진강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내어, “한강 하천기본계획부터 수정하고, 수정된 한강 하천기본계획을 토대로 임진강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평가서 초안을 재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현기 임진강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한강의 기점 수위는 유도인데 남북 중립수역이라 수위 측정이 안돼 강화대교로 정했다. 임진강 기점 수위인 교하 또한 중립수역이라 임진강의 기점도 강화대교가 돼야 하는데 임의로 상류 다른 지역을 기점으로 잡았다”며 “임진강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문산천, 동문천, 눌노천, 수내천 등 지류·지천의 홍수대책에 연쇄적 영향을 끼치므로 하천기본계획을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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